논문에 AI를 썼다면 어디에 어떻게 표기해야 하나
학술지와 연구재단이 요구하는 생성형 AI 활용 표기 방식을 정리했습니다. AI는 저자가 될 수 없다는 원칙부터 각주·참고문헌 기재 방법, 이미지 사용 제한까지 다룹니다.
논문 작업에 생성형 AI를 쓰는 건 이제 드문 일이 아닙니다. 문법 교정, 초록 다듬기, 문헌 정리, 코드 작성. 문제는 "어디까지가 표기 대상인가"입니다.
학술지 정책을 모아 놓고 보면 세부는 제각각인데 큰 골격은 놀라울 만큼 일치합니다.
원칙 1: AI는 저자가 될 수 없다
거의 모든 저널이 이 입장을 공유합니다. 이유는 책임 귀속입니다. 저자는 연구의 정확성과 진실성에 대해 책임을 지는 주체인데, AI 도구는 그 책임을 질 수 없습니다.
한국연구재단 쪽 정리도 같습니다. 생성형 AI 도구는 입력 데이터의 보안과 출력 콘텐츠의 정확성·진실성·독창성에 대한 책임의 주체로 인정되지 않으며, 데이터를 입력해 생성을 지시하고 그 결과를 사용한 이용자가 책임의 주체가 됩니다.
실무적으로 이건 이런 뜻입니다.
- 저자 목록에 AI 도구 이름을 넣지 않는다
- 감사의 글(Acknowledgements)에 넣는 것도 저널에 따라 부적절할 수 있다
- 본문·각주·참고문헌 또는 별도 선언란에 활용 내역을 밝히는 방식이 표준
원칙 2: 단순 보조는 넓게, 그 외는 표기
경계선은 대체로 이렇게 그어집니다.
| 작업 | 표기 요구 수준 |
|---|---|
| 문법 교정, 오탈자 수정 | 대체로 표기 불필요 |
| 번역 | 저널에 따라 다름. 밝히는 게 안전 |
| 문장 윤문·가독성 개선 | 밝히도록 요구하는 저널이 늘고 있음 |
| 아이디어 생성, 문헌 요약, 초안 작성 | 표기 필요 |
| 데이터 분석 코드 작성 | 표기 필요, 방법 섹션에 기술 |
| 이미지·도표 생성 |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저널이 다수 |
논문 사용 언어의 문법 교정이나 번역 같은 단순 기능 외에는, AI 명칭·사용 이유·활용한 부분과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도록 의무화하는 흐름이 자리 잡았습니다.
마지막 줄이 특히 중요합니다.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저널이 상당수입니다. AI 자체를 주제로 하는 연구처럼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쓰지 않는 게 안전합니다.
연구계획서·보고서의 경우
국가 연구개발 과제 쪽도 방향이 같습니다. 연구개발계획서와 중간·최종 보고서를 쓸 때 AI 도구로 생성한 문장이나 자료를 사용했다면 각주 또는 참고문헌 부분에 활용 내역을 표기하도록 안내되고 있습니다.
실제 표기 예시
형식은 저널마다 다르니 투고 규정을 우선하되, 대체로 이런 형태입니다.
방법 섹션에 넣는 경우
초안의 문장 다듬기에 생성형 AI 도구(모델명, 버전)를 사용하였다. 연구 설계, 데이터 수집·분석, 결과 해석에는 사용하지 않았으며, 최종 원고의 모든 내용은 저자가 검토·확정하였다.
각주로 넣는 경우
본 절의 문헌 요약 초안 작성에 생성형 AI 도구(모델명)를 활용하였고, 인용된 모든 문헌은 저자가 원문을 직접 확인하였다.
두 예시 모두 마지막 문장이 핵심입니다. 무엇을 직접 확인했는지를 명시하는 것. 이게 빠지면 표기를 해도 신뢰가 생기지 않습니다.
가장 위험한 것: 존재하지 않는 참고문헌
표기 문제보다 실제로 사고가 잦은 지점입니다. AI가 만들어 낸 그럴듯한 논문 제목, 실재하지 않는 저자명, 틀린 권·호수. 검색 한 번이면 드러나고, 드러나면 변명의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투고 전 반드시 참고문헌 목록을 하나씩 검색해 확인하세요. DOI가 실제로 연결되는지까지 보는 게 안전합니다.
투고 전 점검 목록
- 해당 저널의 AI 정책 조항을 직접 읽었는가 (투고 규정에 별도 항목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저자 목록에 AI가 들어가 있지 않은가
- 표기가 필요한 활용이 있었다면 어디에 적을지 확인했는가
- AI 생성 이미지·도표를 쓰지 않았는가
- 참고문헌을 전부 실물 확인했는가
- 민감한 미공개 데이터를 AI 입력창에 넣지 않았는가
마지막 항목도 놓치기 쉽습니다. 심사 중인 원고나 미공개 실험 데이터를 외부 서비스에 입력하는 건 보안 측면에서 별도의 문제가 됩니다.
문체 점검은 부차적입니다
학술 한국어는 형식이 정해져 있어서 검사 도구에서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건 논문의 결함이 아닙니다. 궁금하면 논문 AI 검사에서 확인해 볼 수 있지만, 점수를 낮추려고 학술 문체를 흐트러뜨리는 건 손해입니다. 표기와 출처 확인이 훨씬 중요합니다.
턴잇인 등 대학이 쓰는 검사 도구의 성격은 턴잇인 AI 탐지, 한국어 글에는 어떻게 적용되나에 정리했습니다.
참고한 자료
- 대학 연구자를 위한 생성형 AI 연구윤리 가이드 — 한국연구재단
- 생성형 AI 도구, 윤리적이고 책임 있는 사용이 중요 — NRF 웹진
- AI 활용 시 출판사별 규정 및 인용 방법 — POSTECH 박태준학술정보관
- 학술연구 분야에서의 인공지능 활용에 대한 학술지 정책 현황 분석 — KCI
저널별 정책은 수시로 개정됩니다. 투고 전에는 해당 저널의 최신 규정을 직접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