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학생부 기재요령의 AI 규정 — 무엇이 금지되고 무엇이 허용되나
학교생활기록부 서술형 항목에 생성형 AI를 쓸 때의 기준을 정리했습니다. 그대로 입력은 금지, 윤문 등 보조는 허용, 최종 책임은 교사라는 구조를 실제 작성 상황에 맞춰 설명합니다.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시즌마다 반복되는 질문이 있습니다. "세특 쓸 때 AI 써도 되나요?"
2026학년도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이 확정되면서 이 질문의 답이 한결 분명해졌습니다. 다만 "된다/안 된다"의 이분법이 아니라 경계를 그어 둔 형태라, 그 선을 정확히 아는 게 중요합니다.
규정의 뼈대: 세 문장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AI가 생성한 자료를 서술형 항목에 그대로 입력하는 것은 금지된다.
- 윤문 등 보조 수단으로 도움을 받는 것은 허용된다.
- 최종 입력 전 허위·과장 여부를 교사가 직접 확인해야 하며, 기재 내용의 최종 책임은 교사에게 있다.
교육부의 표현을 좀 더 정확히 옮기면, 서술형 항목은 "교사가 평소 학생을 직접 관찰·평가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윤문을 위한 보조 수단으로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나 최종 책임은 교사에게 있다는 구조입니다.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도 2026년 2월 일부개정을 거쳐 3월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대로 입력"과 "윤문"의 실제 경계
규정을 읽고 나서도 막히는 지점은 여기입니다.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놓고 보면 이렇게 갈립니다.
| 작업 | 어느 쪽인가 |
|---|---|
| 학생 이름과 과목만 넣고 "세특 500자 써 줘" → 나온 문장을 붙여넣기 | 금지에 가깝다. 관찰 내용이 없이 생성된 서술 |
| 내가 적어 둔 관찰 메모를 넣고 "문장을 다듬어 줘" | 윤문 보조에 해당 |
| 내 초안의 어미 반복을 고쳐 달라고 요청 | 윤문 보조 |
| "이 활동에서 뽑을 만한 역량 키워드 알려 줘" → 참고해 내가 작성 | 아이디어 보조. 최종 문장은 내 것 |
| AI가 만든 문장에 학생 이름만 바꿔 여러 명에게 사용 | 가장 위험하다. 관찰 부재 + 획일화 |
핵심 판별 기준은 도구 사용 여부가 아니라 "이 문장의 근거가 되는 관찰이 실재하는가" 입니다. 관찰 기록이 있고 그것을 다듬는 데 도움을 받았다면 규정 안쪽이고, 관찰 없이 그럴듯한 서술을 만들어 냈다면 바깥쪽입니다.
왜 규정이 이 형태로 정리됐나
전면 금지가 아닌 이유는 현실적입니다. 학기말에 한 교사가 수십에서 수백 명분의 서술형 항목을 써야 하는 구조에서, 문장 다듬기 도구를 원천 차단하는 규정은 지켜지지 않습니다. 실제로 교사들이 챗GPT로 세특 문장을 만드는 사례가 늘면서, 형식과 분량에 맞춰 문장을 자동 생성해 주는 프롬프트 템플릿까지 공유되는 상황이 이미 벌어져 있었습니다.
동시에 전면 허용도 불가능합니다. 생활기록부는 관찰 기록이고, 관찰 없이 생성된 서술은 문서의 존재 이유를 무너뜨립니다. 그래서 "생성은 막고 다듬기는 열되, 책임은 교사에게"라는 절충이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실무에서 위험해지는 세 가지 상황
1. 관찰 메모 없이 학기말에 몰아 쓰는 경우
가장 흔한 사고 경로입니다. 메모가 없으면 넣을 재료가 없고, 재료가 없으면 결국 AI에게 만들어 달라고 하게 됩니다. 규정 준수의 실질적인 전제조건은 사실 평소의 관찰 기록입니다. 수업 중 한 줄 메모, 발표 후 키워드 세 개 — 이게 있으면 윤문 보조로 충분히 해결됩니다.
2. 같은 프롬프트를 반복 사용하는 경우
같은 프롬프트에서 나온 문장은 서로 닮습니다. 한 학급 안에서, 심하면 학교 전체에서 같은 구문이 반복됩니다. 학생과 학부모가 서로 생기부를 비교해 보는 일이 드물지 않다는 걸 생각하면, 이건 규정 문제이기 전에 신뢰 문제입니다.
3. 개인정보를 그대로 입력하는 경우
학생 실명, 학번, 구체적 가정 상황을 AI 입력창에 그대로 넣는 것은 별도의 위험입니다. 수행평가 관리 방안에서도 개인 식별 정보 입력을 명시적으로 경계하고 있습니다. 부득이 맥락이 필요하면 "A학생" 처럼 익명화해서 넣으세요.
제출 전에 한 번 읽혀 보기
규정을 지켜 윤문 보조만 받았더라도, 문장이 지나치게 매끈하면 읽는 사람에게는 다르게 보입니다. 실제로 학생들은 세특 문구만 보고 AI 사용 여부를 금방 눈치챈다고 말합니다. 자신들도 같은 도구를 쓰기 때문에 그 특유의 문장에 익숙해져 있는 것이죠.
그래서 최종 입력 전에 두 가지를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 구체 사실이 들어 있는가. 활동명, 주제, 학생이 실제로 한 선택. 이게 없는 문장은 누구에게나 붙습니다.
- 문체가 지나치게 평탄하지 않은가. AI 검사기에 문단을 넣어 보면 참고용 의심도와 함께 어느 문장이 그렇게 읽히는지 구간으로 표시됩니다. 걸리는 문장만 손보면 됩니다.
세특 작성 상황에 특화된 내용은 생기부 AI 검사 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한 자료
- 2026 학생부 기재요령 확정… 'AI 기록 금지·고교학점제 안착' — 한국대학신문
- 학생부 작성때 AI 허용…책임은 교사 몫 — 한국경제
- AI가 쓴 생활기록부, 교사 검토만 거치면 문제없나 — 교육을 비추다
기재요령과 지침은 학년도마다 개정됩니다. 실제 작성 전에는 해당 학년도의 최신 문서와 소속 교육청 안내를 확인하세요.